이슬람의 영성 개념

17/4/2025

 이슬람의 영성에 대해 말하기 전에, 다른 종교나 철학과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이슬람의 영성이 단순한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것일 뿐 아니라, 삶의 통합성과 완전성의 핵심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육체와 영혼의 대립

 많은 종교나 철학은 신체와 영혼을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보고,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여겨왔습니다. 신체는 영혼의 감옥이며, 영혼의 성장을 방해하는 족쇄로 여겨졌고, 그 결과 세상은 ‘물질’과 ‘정신’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물질 세계를 택한 사람들은 정신성을 불필요하게 여기며, 쾌락과 물질적 만족만을 추구합니다. 사회생활, 정치, 문화 모두에서 영성이 배제되면서 부정의와 폭력이 만연하게 됩니다.

 반대로 정신 세계를 택한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을 멀리하며 금욕과 자기 절제를 생활 원칙으로 삼습니다. 산속에서 은둔하며 사색에 잠기면서 영적인 성장을 도모하려 합니다. 현실 세계에 있으면서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이들에게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육체와 영혼의 분리’는 인간을 두 가지 극단적인 방향으로 이끌게 됩니다. 즉, 짐승처럼 살아가거나, 초자연적인 힘을 추구하며 비인간적인 능력을 개발하려는 것입니다.

 이슬람 영성의 본질

 이슬람의 영성은 이러한 사고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인간은 알라의 지상 대리인(칼리파)으로서, 지구에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존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혼과 육체가 협력하여 알라의 명령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신체는 영혼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혼을 단련시키는 수단입니다. 이 세상 역시 영혼에 대한 형벌의 장소가 아니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알라께서 보내신 곳입니다.

 따라서, 영적인 성장은 신체나 물질 세계를 배제해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람은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과 주변에 선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것 자체가 ‘시험’입니다.

 삶은 하나의 시험이며, 그 시험지는 가정, 친척, 이웃, 사회, 시장, 직장, 학교, 법원, 경찰, 의회, 전쟁터 등 모든 장면에서 나타납니다. 빈 종이로 제출하면 시험에 낙제하게 됩니다. 온 힘을 다해 답안을 작성해야 성공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현실에 뿌리 내린 영성

 이슬람은 수도승처럼 은둔하는 생활을 부정하며, 물질과 정신의 균형을 중요시합니다.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가며 영성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가르칩니다.

 진정한 영성은 현실 사회 속에서 길러지는 것이며, 세속을 떠나 고요한 환경에서 수행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성의 평가 기준

 그렇다면, 이슬람에서 영적인 성장과 퇴보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인간은 알라께 책임을 지는 존재이며, 알라께서 주신 능력과 자원을 이용하여 그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의 언행도 알라의 기쁨에 부합해야 합니다.

 모든 행위는 알라의 뜻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책임감·겸손·복종·성실함을 갖고 행해져야 합니다. 알라께 가까이 다가가려는 그 노력 자체가 영적인 성장이며, 게으름이나 불순종은 영적인 퇴보를 의미합니다.

 종교와 현실 세계의 통합

 이슬람에서는 ‘종교적 삶’과 ‘세속적 삶’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종교인은 오히려 세속인보다 더 큰 열정과 책임을 가지고 가정·사회·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사람의 행동은 알라와의 관계, 그리고 그 의도에 따라 평가됩니다. 만약 그 행동이 ‘알라에 대한 책임’에 기반한 것이라면, 그 언행도 신성함을 지니고 알라의 법에 부합해야 합니다.

 반대로, 세속인이 알라와 영성에 무관심하다면, 그의 물질적 삶에는 영적인 빛이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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